저는 첫아이가 BCG 접종을 받고 나서 접종 부위가 곪기 시작했을 때 완전히 패닉 상태였습니다. 분명히 맞고 왔는데 왜 이러는 걸까, 병원에 가야 하나, 손으로 짜야 하나.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그때는 정말 심각했습니다. 그 혼란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고 싶어서 제가 직접 찾아보고 경험한 것들을 풀어보겠습니다.BCG 접종 후 정상반응, 어디까지가 괜찮은 걸까BCG는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예방접종입니다. 그런데 일반 예방접종과 달리 접종 직후 아무 반응이 없는 것이 정상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왜 아무것도 안 생기지?' 하고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BCG는 지연성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접종입니다. 여기서 지연성 면역 반응이란 항원이 체..
저는 처음에는 잘 몰랐습니다. 아이가 이름을 불러도 잘 쳐다보지 않으면 '집중하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여러 아이들의 발달 과정을 접하다 보면 어떤 아이는 자연스럽게 부모와 눈을 맞추고, 어떤 아이는 사람보다 물건에 더 오래 집중하는 차이가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작은 차이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부모의 시선도 달라집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는 미국에서는 약 36명 중 1명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약 2~3% 수준의 유병률이 보고된 연구들이 있습니다.월령별 신호, 이것만 알아도 다릅니다처음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의 발달을 숫자로만 보게 되기 쉽습니다. 몇 개월에 뒤집기를 해야 하는지, 몇 개월에 ..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가 매번 중이염으로 넘어간다면, 그건 단순한 면역력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이 주제를 파고들면서 가장 놀랐던 건, 반복 중이염의 핵심이 귀의 물리적 구조에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항생제를 바꿔가며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전전하는 부모님들이 먼저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반복 중이염의 진짜 원인은 구조에 있다중이염은 감기 바이러스나 세균이 이관(耳管)을 타고 중이 공간까지 침투하면서 생기는 귀의 합병증입니다. 여기서 이관이란 중이와 코 뒤쪽 공간인 비인두강(鼻咽頭腔)을 연결하는 가느다란 통로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 귀와 코를 잇는 내부 환기구라고 보면 됩니다. 아이의 이관은 성인보다 짧고 수평에 가까워 코와 귀 사이의 분비물이 쉽게 이동합니다. 성장하면서 이관은 ..
임산부가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는 이유는 단순히 배가 불러서가 아닙니다. 임신 중에는 혈액순환과 균형감각, 면역 기능까지 몸 전체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저도 간과했던 부분이었는데요. 그냥 막연히 "임신 중엔 조심해야지"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유를 알고 나니 잔소리처럼 들리던 주의사항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임신 중 면역이 바뀐다는 것의 의미임신이 가능하다는 건, 엄마의 몸이 유전적으로 다른 존재를 적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과정에서 TH1 면역과 TH2 면역의 균형이 바뀝니다. TH1 면역이란 바이러스나 세균을 직접 제거하는 세포성 면역 반응으로, 감염 방어의 최전선을 담당합니다. 임신 중에는 바로 이 TH1 면역이 억제되고, 항체 중심의..
조카가 태어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빨리 보러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려고 하니 뭘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잘못 안았다가 아기가 다치는 건 아닐까, 내가 모르는 사이에 감기라도 옮기는 건 아닐까 조심스러웠습니다.신생아를 만나기 전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방문 전에 반드시 챙겨야 할 예방접종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한 게 바로 예방접종이었습니다. 그냥 손만 씻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더군요.신생아를 만나기 전 가장 중요한 접종은 백일해 예방접종입니다. 백일해(Pertussis)란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성인에게는 가벼운 기침으로 넘어가지만 생후 3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국..
저도 처음엔 아이에게 선크림을 꼭 발라야 하나 반신반의했습니다. 오히려 피부에 안 좋은 게 들어가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섰고, 클렌징할 때 잘 지워지지 않는 걸 보면서 찜찜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알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특히 아이 피부는 어른과 구조 자체가 달라서, 같은 햇빛이라도 훨씬 더 빠르게, 더 깊게 손상된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습니다. 자외선이 아이 피부에 위험한 이유아이 피부는 어른보다 표피층이 얇고 피부 장벽 기능이 미성숙합니다. 여기서 피부 장벽이란 외부 자극과 세균, 유해물질이 체내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피부 최외곽 방어막을 의미합니다. 이 장벽이 약하다는 것은, 같은 강도의 자외선을 받아도 어른보다 훨씬 빠르게 손상 반응이 나타난다..